2024.05.20 (월)
# 대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5월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과 3남매의 가족 모임을 위해 포항 칠포해수욕장 인근 펜션을 알아보고 있다. 팔순을 바라보는 부모님이 자녀들과 손자·손녀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갖길 원하셨기 때문이다. 다행히 숙소 및 식비 등 제반 비용은 그동안 모아 둔 형제계 회비에서 충당하기로 해 부담은 덜었지만 껑충 뛴 물가에 나머지 지출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털어놨다.
사랑과 감사의 달 5월은 5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날, 부처님오신 날 △16일 성년의날 △21일 부부의날 등 각종 기념일이 이어지는 데다 결혼식 성수기도 겹쳐 있다.
이처럼 가족 관련 행사가 몰려있는 탓에 소비가 커질 수밖에 없지만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부담은 더욱 크다. 시민들 얇아진 지갑과 5월의 지출 걱정에 벌써부터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동향’ 소비자물가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대구는 2.8% 경북은 3.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지출목적별 동향을 보면대 대구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 의류 및 신발 5.5%, 음식 및 숙박 3.1%,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 2.5%, 오락 및 문화1.1% 등 모든 항목이 올랐다.
경북지역 역시 전년 동월 대비 식료품·비주류 음료 6.4%, 의류·신발 5.5%, 음식·숙박 3.3%, 교통 2.5% 등 전 항목이 상승했다. 서민 생활 관련 모든 물가가 오른 것이다.
여기에 가정의 달인 5월에는 햄버거와 피자 등의 가격도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외식비 부담도 걱정이다.
맥도날드는 다음 달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리기로 했다. 버거 단품 중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 치즈버거, 트리플 치즈버거는 100원씩 올리고 불고기 버거는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각각 인상한다.
빅맥과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단품 가격은 동결되지만, 탄산음료와 사이드 메뉴 가격이 올라 세트 가격은 6900원에서 7200원으로 300원 오른다.
피자헛도 같은 날부터 갈릭버터쉬림프, 치즈킹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올린다. 인상 폭은 추후 공지하기로 했다.
외식업체들은 재료비와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상승에 따라 메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시민 B씨(37·여)는 "어린이날 선물과 놀이공원 생략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패밀리레스토랑을 약속했는데, 한 끼 식사 비용으로 15~6만 원은 족히 든다”며 "여기에 어버이날 양가 부모님 모두 챙기면 평소보다 지출이 2~3배 가까이 늘어난다. 부담스러운 5월이 속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석유류 가격마저도 오르고 있어 부담을 더하고 있다.
특히 중동 분쟁 고조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유가도 여지없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가격은 지난 5일 배럴당 90.89달러까지 한 달전에 비해 6.4%(5.45달러) 상승했으며, 26일 현재 88.99달러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기준 전국의 평균 휘발윳값은 l당 1711.54원으로 3월 4째 주 평균 1639.5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4.39%(72.04원) 올랐다.
(26일 현재) 대구에서는 한 달 전보다 4.65%(74.79원) 오른 1682.10원, 경북 4.24%(69.05원) 상승한 1696.63원으로 유가 상승이 가파른 가운데 최근 원·달러 환율마저 동반 상승하며 경제 전반을 옥죄는 분위기다.
50대 직장인 C씨는 "가정을 달 5월을 앞두고 모처럼 가족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계획했으나 휘발유 가격 등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여행 대신 가족외식으로 바꿨지만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그래도 5월은 가정의 달이니 가족 모두가 힘내자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지출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민들은 ‘돈 많이 드는 5월이 무섭기까지 하다’고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소셜 커머스 티몬이 지난 15∼21일 고객 500여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달 지출 예산을 물은 결과, 어버이날 지출 예산이 어린이날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어버이날 선물(1인 기준)로 응답자의 44%가 ‘10만원 이상∼20만원 미만’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어린이날 선물(1인 기준)로는 43%가 ‘5만원 이상∼10만원 미만’을 택했다.